하늘 가까이 진안 안천면이 있다.
하늘이 높고 푸르며 과실이 알알이 익어가는 계절 이라는 가을에 관한 묘사는 진안의 가을을 그려내기에 결코 진부한 표현이 아니다. 진안의 천혜(天惠)적 속성을 묘사하기에 이보다 적합한 표현이 있을까싶다.
꽃을 좋아한 소녀같은 안천 할아버지
산을 끼고서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니, 어느 순간 도로변에 피어난 색색의 코스모스들이 눈에 들어왔다. 차들이 스쳐간 작은 바람에도 저렇게나 큰 몸짓으로 흔들리는 연약한 꽃들이 어쩌다 이 거친 찻길까지 왔을까? 이곳을 지나치는 이들을 환영하듯 해사하게 웃고 있는 얼굴들을 마주하 자니 찬바람에도 따듯함이 느껴진다. 사실 이 꽃들은 안천면의 환영인사인 셈이다. 꽃길을 조금 더 달리면 꽃단지가 나오는데, 그곳을 관리하시는 할아버지께서는 이곳에서 꽃을 가꿔 도로변에도 심고 공원에도 심는다고 하시며 코스모스 보다 밝게 웃으셨다. 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내가 난다던데, 꽃을 가까이 하신 할아버지의 미소도 꽃을 닮았다. 어렸을때 부터 꽃을 좋아했던 꽃단지 관리자 조병률씨는 이 일을 7년 간 해오시면서 힘들때도 많지만 관람객들이 꽃을 보며 좋아 하고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하신다. 꽃단지의 꽃들은 할아버지의 정성어린 손끝에서 활짝 펴 저마다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도로위에서 보는 것보다, 안에 들어오니 꽃의 종류도 훨씬 많고 꽃들도 더 아름다웠다. 제 시기에 오면 더 풍성할 호박터널도 꽃단지의 한 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1 꽃단지에 가을을 맞이해 수확이 한창이다. 2 꽃단지의 Of름다운 풍경 3 꽃단지 관리자 조병률씨 4 꽃단지에서 키운꽃들은 도로위에 옮겨 심어 오고가는 많은사람들에게 미소를 머금게 한다. |
재비는 배고픔에 지친 여행객들에게 고항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추어탕도 맛있지만 깔끔하 고 정갈한 반찬들이 여행객들에게 입맛을 더 돋을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먹을 거리 걱정없는 관광명소 꽃단지에서 나와 어재비를 먹으러 갔다. 길에서 마주친 할아버지들께서 강력하게 추천하신 음식이다. 어재비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으로, 추어탕에 수제비 반죽을 넣어 만든 것이다.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으니 먹음직스런 밑반찬들이 이것저것 나온다. 처음 맛본 모래무지조림을 비롯해 마늘종무침, 두부조림, 장조림 등 줄줄이 나오는 반찬들은 금세 해치우고 더 달라고 해도 얼마든지 흔쾌히 가져다주신다. 창밖으로 물가를 보며 잠시 기다리니 곧 음식이 나왔다. 들깨를 잔뜩 넣어 걸쭉하게 먹는 남원식 추어탕을 기대했는데 이곳의 추어탕은 깻가루를 많이 넣지 않고 깔끔하고 얼큰한 맛을 살렸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햇빛이 반짝이는 물가에 나와 보니 이보다 더 만족스러울 수가 없다. |